키노트(Key Note)/The Mighty Hand
2018-03-21
키노트(Key Note) 「피아노와 함께하는 매주 수요 묵상」
"The Mighty Hand"
요즘의 나는 과정 중에 있다. 하찮게 여겨 의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 가장 큰 내 도구가 되어 나를 겸손하게 한다. 지금껏 대수롭잖게 넘겨왔다. 보다 큰일에 묻혀 넘어간다는 느낌조차 없이 그냥 살아왔다. 귀찮게 발목을 잡아채지 않았으면 했기에 일부러 눈길을 주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24시간 중 단 30분의 시간도 내어줄 수 없었던 값없다 여긴 그것이 이제는 내 주변으로 하여금 나를 알아볼 수 있는 표식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나의 건방지고 되바라진 태도는 거침이 없었다. 자만하여 도를 넘어서는 태도로 무시하는 업신여김은 교만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할 지경이다.
바닥에 묻고 그 위에 멍석을 덮어 가린 뒤에 나는 그 위에 앉아있었더랬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 물음에 나는 ‘아 있죠.’ 라며 겸연쩍어 했다. 그리고 일어나 멍석을 치우고 바닥에서 다시 그것을 끄집어냈다. 흙이 묻고 지저분하긴 했지만 머 그럭저럭 그 나름의 모양에 조금만 닦으면 남들 앞에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에 들고 찬찬히 들여다보며 어떻게 구색을 맞추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편에 ‘못생겼어. 버리면 딱 좋겠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다시 찾아.’라며 다시 구석에 놓아두었다. 그런데 자꾸 묻는 것이다. 잊을 만하면 이어지는 물음에 다시 손에 들고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울리는 옷을 가져다 입히고 이름도 붙여주고 하니 그럴싸했다. 드디어 때가 되어 원하는 이에게 들려주자 은은한 광택이 나는 것이 우아해 보이기까지 했다. 들썩임 없이 조용히 묻혀 지내던 그것이 이제는 자기의 소리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돕고 이를 넘어 내 주변을 도우며 자신의 은은한 빛을 드러낸다.
가장 낮고 깊은 곳에 잠잠히 있던 그것이 이제는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아우른다. 나는 내 자신을 땅에 묻고 가리고 감추며 많은
시간을 보낸 것만 같다. 이것이 나의 악한 본성 때문이기에 자책도 많이 했다. 귀히 보지 않고 업신여김에 낮추어 말한 것이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때에 나는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러한 나의 악함까지도 겸손으로 돌이키시는 아버지의 선하심은 진정으로 나를 무릎 꿇게 한다. 그
은혜 앞에 내가 머리를 숙이고 아버지의 발아래에 엎드리게 하셨다. 주님의 발등에도 감히 입 맞출 수 없는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눈물로
뒤범벅이 된 나를 일으키시고 안아주시는 아버지의 강한 팔 안에 그간 감춰졌던 내가 드러난다. 저울질에 따른 꾸밈도 거짓도 없는 나는 모태에
조성되어진 그때 보다 더 주안에 순전하다.
:: Credit
Song Writing 키노트(Key Note )
Piano 키노트(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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