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0
브라이터데이 (Brighter Day) [나의 맘을 보게 하소서]
긴 여정, 담백한 고백《나의 맘을 보게 하소서》
브라이터데이 전 예배인도자이자 LAST 전 멤버 양진규, 다시 노래하는 이유
블랙가스펠을 기반으로 R&B는 물론 발라드와 힙합 등 전 장르를 아우르며 한국 CCM의 대중화와 그 가능성을 써 내려간 남성 보컬팀 LAST. 거기에는 랩과 춤까지 소화해 내며 여러 음반에 객원 보컬로 참여한 멤버 양진규가 있었다. 하지만 2014년 LAST 정규음반을 끝으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양진규. 그가 세월과 사역의 현장과 회개와 말씀으로 쪼개어진 심령을 안고 ‘브라이터데이’와의 협업으로 다시, 찬양의 고백을 올려드린다.
사실 양진규는 LAST 활동 시기에도 성경말씀을 강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패널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설교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브라이터데이의 리더로서 공동체를 말씀으로 양육하는 패기 넘치는 젊은 전도사였다. 그리고 지금은 태국 사무이한인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며 한국인과 태국인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며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전도사에서 목사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일 터. 뭐 그리 대단한 서사는 분명 아니다. 그리고 이번 <나의 맘을 보게 하소서>가 싱어송라이터 양진규가 유일하게 세상에 내어놓은 작곡·작사한 곡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의 송리스트에서 <나의 맘을 보게 하소서>가 깊게 파인 궤적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짚어 보자.
머금고 있는 메시지가 그간의 삶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엄연하게 따진다면 <나의 맘 보게 하소서>는 LAST 정규음반 이후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음반은 아니다. 그동안 간간이 머스트 워십과의 협업(고난이 은혜였음을) 등으로 음색을 들려주곤 했다. 그러나 이번 음반이 반가운 까닭은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있어야 할 이야기, 그러니까 3인칭으로서의 하나님이 아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만난 하나님이, 내 안에서 하신 일에 관한 노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앞에 섰던 야곱이 그의 삶을 ‘험악한 생’이라는 단결한 말로 표현하기까지의 여정을 우리는 안다. 속였고, 도망쳤고, 화해했고, 속았고, 아들들을 낳았고, 아들을 잃었고, 아들을 찾았다. 이 긴긴 여정을 ‘험악함’이란 아름답지 않은 단어로 표현하기까지 그의 내면에서 일어났을 수많은 전쟁. 야곱이 그 속에서 비로소 건져낸 단어가 ‘험악함’이라면, 당시 가장 역동적으로 사역하던 LAST를 등지고 멀리 태국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어려움뿐이었던 현지 교회를 안정화시키기까지의 여정에서 양진규가 건져낸 단어는 ‘죄’다. 그래서 그는 ‘욕심을 깨닫고 자아를 보며 악을 분별하고 죄를 인정하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노래한다. ‘오직 말씀 안에서’ 말이다.
이렇게 고백하기까지 양진규의 삶을 견인한 것은 노랫말처럼 ‘말씀’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풍파가 떨굴 수 있는 수준보다 더 잘게 깨졌다. 우리는 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한다’(히 4:12)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또 안다. 그 깨진 사이사이, 마디마디마다 끈적하게 죄와 욕심과 자아가 붙어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말씀에 비춰 내 마음을 보아야’한다. 이것의 무한반복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며 한 교회를 책임지는 목회자가 된 양진규 역시 끊임없이 씨름하고 있다. 그 지루하지만 역동적인 삶의 현장에서 단번에 써 내려간 <나의 맘을 보게 하소서>는 그래서 ‘세월과 사역의 현장과 회개와 말씀으로 쪼개어진 심령을 안고’ 그를 다시 노래하게 한다.
노랫말은 어느샌가 삶이 된다고 했던가. 양진규 그는, 말씀 앞에서 마음을 살피며 덤덤하게 허락된 오늘을 걸어갈 것이고 <나의 맘을 보게 하소서>는 그런 그의 삶의 여정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 곡을 듣고 부르고 고백할 우리네 삶 역시.
글. 前 <월간목회> 편집장 오현정.
:: Credit
Composed by 양진규
Lyrics by 양진규
Arranged by 노유석
Vocals 양진규
Chorus 허미란
Piano 이민아
A.Guitar 노유석
E.Guitar 노유석
Strings 윤쾌진
Bass Guitar 최대영
Drums 염찬양
Producer 노유석
Mixing & Mastering 이대은
Album Artwork Wipadee Sae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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