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하/눈이 내리면

2020-03-17

장서하 [눈이 내리면]
 
세상을 다 가진 여자 장서하입니다.
저는 남편을 ‘세상’이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내주며 그 안에서 제가 행복하길 바라셨죠.
 
재혼을 하고 1년 10개월간의 시간,
사랑꾼이였던 남편 덕분에 세상에 많은 분들의 시기 질투를 받을 만큼 사랑도 듬뿍받고 행복하기만 했답니다.
 
그 시간도 잠시... 뭐가 그리 급했을까...
남편은 작년 초 급성 백혈병을 판명받았고,
판명받은 후 25일만에 허무하게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미처 손도 써보지 못하고 1차 항암 14일 후 패혈증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그리고 11일 후인 2019년 02월 19일 눈을 감으셨습니다.
 
극작가 출신이였던 남편은 유난히 영화와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늘 노래를 불러주고 영상을 만들어주곤 했습니다.
 
“서하야 올해는 우리 둘만의 앨범을 만들자.”
 
그 약속을 한지 체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남편은 속절없이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세상님을 위한 노래를 만들자. 당신이 미처 하지 못하고 간 일들을 내가 해보자.’
그렇게 추모곡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곡의 특성상 일반 대중가요가 아니기 때문에 곡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충분히 공감하면서 함께 만들어 줄 분이 필요했습니다.
 
우연곡절 끝에 만나게 된 이광현 선생님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고인과 나의 SNS글을 한달가량 분석하고 대화해가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부분을 이해해주셨습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운 적도 없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아니기에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곡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첫 싱글 앨범 ‘눈이 내리면’의 완성
다행히 1주기 추모식에 맞춰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뉴에이지-피아노 연주곡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고인이 된 남편과의 마지막 이별 순간을 담고 싶었습니다.
생전에 눈을 좋아했던 세상님은 함박눈이 흩날리던 날 새벽 조용히 눈을 감았죠.
그 순간의 하얀눈이 내리는 광경을 음악으로 그리고 싶었던 나의 생각을 가장 많이 반영하여 곡을 스케치했습니다.
싱글 앨범에 이어 2주기에 맞춰 완성될 정규앨범에서는 세상님과 나의 스토리를 온전히 담아 낼 계획이며, 가사는 고인의 글을 최대한 인용해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맡아 사운드 작업과 방향을 잡아주신 작곡가 강준호님,
그리고 나의 보컬트레이닝과 가사작업을 맡아주신 이광현 선생님.
두분의 도움으로 익숙치 못한 작업에도 불구하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방향으로 곡이 완성되고 있어 감사합니다.
 
두 딸을 데리고 재혼했고 고인이 된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제는 세아이를 키워야하는 싱글맘이 되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행복합니다.
우리가 나눈 시간들의 추억은 영원히 함께 하니깐요.
 
‘말과 삶이 일치했던 진정성으로 살다 간 곽진희PD’
남편이 알려 준 행복한 삶의 정답
그건 자신만이 줄 수 있는 답입니다.
내가 살아낸 삶의 경험만큼 큰 배움과 자산은 없습니다.
더 이상 학력이나 환경이란 타이틀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충분히 빛나는 영화같은 제 삶을 사랑합니다.
 
지금 아프고 힘드신 분들이 계시다면 포기하지 마세요!
‘살아냄’ 그것보다 가치있는 건 없으니깐요.

:: Credit
Produed by 강준호
Composed by 강준호
Arranged by 강준호, 이주영
Words by 장서하, 이광현
Piano by 이주영
Narration by 장서하
Mixing & Mastering by Headbang!@ Headbang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