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9
키노트(Key Note) 「피아노와 함께하는 매주 수요 묵상」
"Wait On"
눈이 시리다. 깜빡이며 시린 눈을 비벼보지만 기분 탓일까 그 기운이 가시질 않는다. 5월이었다. 쉴 새 없이 깜빡이던 눈, 5월의 바람이 그러했다. 여느 때나 불어오는 바람인데 유독 눈을 아프게 했던 동풍은 이제 10월을 기다린다. 눈물이 흐르고 무언가가 씻겨 나간 눈은 이제야 제대로 앞을 가늠하게 되었다.
바람을 따라 걷는 길은 시원하고 가볍더라. 뒤에서 감싸는 바람의 손은 내 앞으로 길을 내주는 것만 같다. 함께 걷는 걸음에 조금씩 속도가 붙고 낯선 곳에 다다른 나는 떠밀려온 격정의 파도를 만났다. 뒤를 돌아 이를 마주대할 때 시린 바람이 나를 울게 했다. 신중하게 생각하며 느리게 걷기보다 빠르게 시간을 앞지른 나는 직관적인 반응에 따른 선택으로 결론을 강요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내다보며 그 사이에 조율되어지는 관계에 따른 긴장을 나는 원치 않았다. 자세히 듣고 보며 세밀하게 조율되어야할 관계의 형성은 시간과 물욕에 쫓겨 모든 것을 불필요하다 여겼다. 모든 것을 걷어내고 나니 나를 보호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의 객기는 고집이 되어 결국 내 뼈를 조각내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나는 바람을 대하고 주저앉는다. 그간의 행태를 판단하고 긍휼을 바라는 나는 시린 눈을 비비적거린 것이다. 눈을 뜨고 이제 10월 바라는 나는 더 이상 힘을 겨루지 않는다. 나를 비우고 앉은 나는 그저 기다릴 뿐이다.
주변을 바라보고 이를 가꾸며 잠잠히 나를 지키고 내 안의 아버지의 말씀을 지켜낸다.
::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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