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아티스트
2018.07.13 16:46

남상복/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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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7

 

남상복 [연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건 비오는초막 밑이건 닥친는 대로 노래를 탔다.
태어나 기타를타며 노래부르는 일이 베짱이는 제일 좋았다고 했다.

 

때늦은 여름밤에 절규하듯 부르는 노래속에 베짱이의 연인이 떠난것을 알았다 . 밤새도록 구슬피 우는 노래 가사가 목전에 와닿아 눈물로 바뀌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밤이새는 줄도 모르고 늙은 베짱이의 노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구성져 갔다.

 

연인의  꿈을 위해 행복하라 비는 늙은 베짱이의 기도소리가 이글거리는 태양을 서서히 녹아  내리게 만들었다
늙은 베짱이는 밤세 지쳤는지 자신의 차안에서 오수에 빠졌다.

 

손마디의 관절은 내어머니의 이맛살에 덕지덕지 달라 붙은 주름살 보다도 더 깊었고 손긑에 달라 붙어 있는 굳은 살은 수천개 귾어진 기타줄을 가느라 생긴 세월의 풍상이였다. 팔뚝 언저리에 불떡불떡 튀어 나온 혈관들의 선율은 오수에 빠져있던 늙은 베짱이의 자장가였다.

 

유독 베짱이의 오수가 길고 지루하다. 열린 차창 밖 사이로 비친 베짱이의 코고는 소리가 지축을 뒤흔들 만큼 요란스러워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씩 힐끔댔다. 가랑지 사이에 맞잡은 손을 끼고 베장이는 침까지 흘려가며 곤한 잠에 빠졌다. 노을이 해를 품고 오래토록 바닷가에 머무르는 사각이였다.

 

간혹 늙은 베짱이의 맞잡은 손이 흔들리고 불떡이는 혈관들이 춤을 추는 것으로 봐선 꿈속에서도 떠나 보낼수 없는 여인에게 구슬픈 노랫가락을 타며 메달리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나는 식어빠진 석양 아래에서 늙은 베짱이의 열렬한구애를 그의 절규같은 침묵의 노래를 아주 오래토록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그대는 행복한가요?
그대는 꿈을 꾸나요?

 

베짱이의 오수
나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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