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4
키노트(Key Note) 「피아노와 함께하는 매주 수요 묵상」
"The time past of our life"
허상을 쫒아 살아온 시간의 살은 한 무더기이다. 현재의 시간에 제대로 돌아온 눈은 이제야 헛것이 아닌 진정한 말의 실체를 본다. 놓아둔 곳을 찾지 못해 쌓여만 갔던 짐은 이제 허물이 되어 나에게서 벗겨졌다. 한 꺼풀씩 벗어낼 때마다 내가 조금씩 가벼워짐에 허전한 감이 없지 않다. 하나씩 차례대로 길 위에 벗어두고 걷다 보니 바람이 불어온다. 전에 없던 바람이 느껴짐은 내 무게가 가벼워졌기 때문이리라. 바람의 찬기가 드는 걸까? 한기가 느껴진다. 으스스한 떨림에 무언가 덧입고 싶다. 길을 되짚어가 주워 입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익숙하지 않은 홀가분함에 내가 예전의 짐을 다시 짊어지고자 하는 것이다. 웅크려진 어깨와 굽어진 허리는 이제야 쉼을 얻고 있는데 바람 한 점에 다시 굽게 만들려는 내가 참으로 한심하다.
낯설음에 뒤를 돌아보지만 다시 돌아갈 만큼 어리석지는 않은가 보다. 어느덧 터벅터벅 걷던 걸음에도 이제는 힘이 실어져 속도가 붙는다. 걷고 또 걸으며 생각하는 것은 내가 쌓아두고 감추어 뒀던 것들이 도대체 무엇일까? 라는 것이다. 하나 둘 내려놓고 걷는 지금에야 생각이 든다. 그 무게를 감당하고 서 있을 당시에는 미쳐 생각지 않았던 것들을 사유하게 된 것이다. 변질된 향을 맡을 수 있었고 비틀어진 뼈대를 어루만질 수 있게 된 지금에야 준비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람이 다시 한 점 불어오고 머리카락이 시원하게 넘어간다. 눈앞이 환해지며 시야에 드는 모든 것들이 명확해 진다. 춥게 다가온 한기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지금이 내게 진정한 자유를 느끼는 때인 것이다.
내 몸을 둘러싼 지난 세월의 기억이 사라짐에 헛헛함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가득 차오르는 기대감은 내가 비워짐이 나를 건강하게하기 때문이리라. 나의 지난날을 말씀에 비추어보고 이를 비우고 벗어버리기 까지 적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 오롯이 걷고 또 걸으며 이어가는 삶의 길은 나라는 사람이 가진 진정성을 주안에서 깨닫게 해주었다. 부드럽게 풀어진 미간과 입가에 맴도는 미소는 나를 아름다운 사람으로 서게 한다. 그러하리라 여기며 아버지를 바라는 마음은 사람이 아닌 주를 보게 한다. 아버지를 통해 사람을 보고 그를 신뢰할 때 내 안에 시비도 판단도 없다. 말씀으로 살아나가는 지금 내 삶에 주신 온전함은 아버지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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