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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트(Key Note)/Grief

by CCMHUB posted Feb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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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8

 

키노트(Key Note)  「피아노와 함께하는 매주 수요 묵상」

 

"Grief"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 이것은 내게 너무 힘든 일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작은 물건 하나 바꾸는 것도 내게는 마음이 쓰인다. 손에 익숙해지고 마음에 맞아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공유한 것인데 이를 한순간에 바꾸는 것이 나에게는 낯선 두려움인 것이다. 이미 내 삶에 오랜 시간 함께한 익숙한 것들에서도 낯선 기운이 서려 이를 느낄 때가 있다. 시퍼런 불이 번쩍일 때, 베일 듯 날카로운 끝자락이 나를 찢어놓을 것만 같다. 소리를 듣고 어루만지며 손잡아 함께 이룬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 작은 번쩍임에 전부 다른 것이 되어버렸다.

 

가만히 손에 잡아보니 알 수 있겠다. 알고 있는 것이다. 전에 있던 소소한 이야기가 차츰 파고들어 마음에 자리를 비집는다. 그런데 번쩍임에 눈이 시려 당장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눈을 감고 생각하니 맞다. 한 순간 들어온 찬기가 모든 것을 덮고 가릴 수 있을까? 잠시 그 기세에 내가 놀란 것일 뿐. 한 풀 꺾이고 나니 차츰 그것도, 나도 눈에 든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여 곰곰이 더듬어 보니 내 모양새를 닮았다. 이에 놀란 나는 더욱 눈을 뜨기 어렵다. 내게서 뿜어지는 같은 기운이 그것에 미쳐 날 선 빛을 드러냈던 것이다. 결국 나의 모습에 내가 놀란 것이다. 같은 것에서부터 이끌어진 다름에 대한 나의 소스라침은 어린아이와 같다. 피하여 뒤로 숨고 싶은 마음에 사람을 찾아 목 놓아 부른다. 누가 듣고 달려와 줄 것이 아닌데, 이를 알고 있는데도 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때를 쓴다고 해서 순리를 거스를 수 없음은 이미 경험을 통해 알 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버지의 시간은 그리고 시각은, 언제나 정확하다. 그 분의 눈으로 볼 때 모든 것은 그 나름의 맞는 시간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각자 다른 이야기들은 모든 사람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시는 아버지의 미쁘심에 하나로 모일 수 있다. 결국 아버지의 손에 함께 조성되어진 우리는 같음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단지 그 시기와 모양새가 조금 다르기에 놀란 것뿐이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매순간 새로움의 연속이다. 나의 귀와 손은 새로운 것을 찾고 이를 익숙한 것인 듯 연주해낸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전에 연주했던 선율은 버려지고 옛것으로부터 변형 발전된 새로운 이야기들이 쉴 새 없이 내게 고개를 내민다. 내 머리는 다른 것, 새로운 것을 불안해하는데 내 몸은 새롭고 낯선 것을 탐닉하고 이를 갈구한다. 내게도 여러 다른 성향이 공존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는데 무엇을 배척하고 버릴 수 있을까? 나는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품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 Credit
Song Writing 키노트(Key Note )
Piano 키노트(Key Note)
Mixing & Mastering 키노트(Ke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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