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31
키노트(Key Note) 「피아노와 함께하는 매주 수요 묵상」
"Daughter of Zion"
The Punishment of thine iniquity is accomplished,
시간이 다하여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그 때에 내가 멈추어서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못내 거두지 못한 마음은 아직도 그 일 가운데 머물러 있다. 그 머무름은 아직 포기되지 못한 나의 마음이 욕심으로 변모한 것이리라. 삶을 이끌어가고 완성하는 것은 힘이 아닌 것이다. 억지스럽게 만들어진 과장된 행동이 아니라 멈추어서고 잠시 머무르는 것. 이를 통해 나를 다스리고 보다 먼 곳을 응시하며 가빠진 호흡을 가다듬는 것에 기초한다.
잠시의 멈춤도 없이 끊임없이 써내려간 내 삶의 이력은 여지를 주지 않는다. 이는 비집고 들어올 틈 하나 없이 촘촘하게 짜여진 나의 문양으로 누구든 그 구조에 탄성을 마지않는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뜨악하게 하는 나의 용의주도함은 그 누구의 한마디 말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손을 내미는 것도 머리를 떨구는 것도 사치였던 그 시간에 나는 많은 것을 얻었으며 더불어 돌이킬 수 없는 시절을 잃었다. 빈틈없이 메꿔진 시간은 결국 공간조차 앗아가더니 내 마음을 훔쳐내어 덩그러니 홀로 서있게 했더랬다. 이러한 홀로됨의 끝자락을 이제 맞이하고 있다.
내가 서있다. 멈추어 있다. 1분도 내게는 아쉬움이었는데 이렇게 조용히 읊조린 기도의 시간이 한 달 가까워 온다. 때가 되었다. 시간이 다
되었는데 내가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먼 길을 돌아 혼자 달음질쳐 왔다. 세월을 정면으로 맞은 나의 얼굴에 드러나는 흔적은 고된 세상살이의
패임과 어색해진 입가의 웃음이다.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었던 나의 연약함은 강함이라는 전혀 다른 이름을 갖고 있었다. 나조차 알아보지 못했던,
오해했던 내 연약함이 제대로 드러나며 나를 하나의 뼈 조각으로 되돌린다. 이를 내가 인정하기까지 포기될 수 없었던 나의 고집은 주님이 내게 주신
소망 앞에 전부 무너져 내렸다. 보호받지 못한 나의 모습이 타인의 눈에 들고 이제야 나를 알아봄에 멈추어 선 순간이다.
주님의 돌이키심은 경이로움이다. 세상의 그 먼 길을 걷고 또 걸어 요르단을 건너온 나의 모습은 그 품에 안겨 위로함과 회복을 얻게
되었다. 이제 다시는 뒤돌아서지 않을 나의 삶은 주 앞에 확증 되어졌다. 나의 그 많은 짐을 거두어주신 아버지의 십자가는 눈물이다. 이는
감사이며 회복이다. 더는 세상의 길을 걷지 않고 하늘의 길을 걷게 하사는 아버지의 인도하심에 내가 눈을 들어본다. 새롭게 맞이하는 새날은
홀로됨이 아닌 동행의 여정이기에 함께 머리를 맞대어 보리라.
::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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