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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트(Key Note)/Pen and Ink

by CCMHUB posted Nov 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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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키노트(Key Note)  「피아노와 함께하는 매주 수요 묵상」

 

“Pen and Ink”

 

말이 앞서 나갈 때마다 나의 마음과 다른 언어에 놀라 내가 정지된다.
이는 마주선 이의 뒤둥그러진 표정을 통해 알 수 있는데 그 얼굴에 투영된 내 말의 실체를 직접적으로 대면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옭죄어 오는 올가미는 내 얼굴의 잔주름만큼 얇게 펴지고 갈수록 날카롭게 다듬어졌다. 이러한 뾰족한 언어의 끝은 결국 타인의 뇌에 주름을 새기고 내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입을 닫고 귀를 열고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세월의 무게에 눌려 힘들어진다. 멈춤 없이 흐르는 시간에 발맞추듯 잠시 기다릴 틈도 없이 흐르는 말의 일들은 다른 사람의 등을 굽게 한다. 세우기는커녕 굽게 만드는 나의 화법은 본성을 드러냄에 주저함이 없다.

 

이에 반해 손의 언어는 온도로 대변된다. 따뜻함과 차가움으로 나타나는 나의 손은 언제나 한결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나의 마음과 감정 여하에 반응하기보다 몸에 익은 행위로 표출되는 손의 움직임은 내가 쫓기를 바라고 닮기를 원하는 이상향을 표출해낸다. 조심스러움과 간결함으로 무장된 나의 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준과 굴레를 벗어나지 않는다. 감정이 격해짐에 당황하지 않으며 흐트러짐 없는 차분함을 유지한다. 언제나 비슷한 머무름과 움직임, 태동을 전하는 손은 한결같고자 노력하는 내 의지의 푯대에 다가서게 해준다.

 

붓과 먹의 희고 검은 두 개의 빛을 뛰어넘어 나타나는 나의 선율은 수치로 계산될 수 없는 색의 농도를 갖는다. 사랑이라는 것이 개수될 수도 없듯이 도무지 말로는 형용될 수 없는 깊이를 담고 타자에게 전달되는 선율의 조화는 주님의 사랑을 가장 가깝게 느끼게 해준다. 입을 열어 나의 부족함과 모자람을 드러내기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하는 손의 움직임을 나는 사랑한다.
이는 상대를 위로함에도 그러하다. 손을 대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 그리고 눈을 마주함으로 그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이다. 알량한 식견과 나름의 지식으로 이루어진 말이 아니라 잠시 건네진 손과 깊은 눈빛이 나를 위로하더라.

 

그러하기에 나는 입을 닫고 손을 움직여 타인에게 그분의 온유하심과 온전하신 사랑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 Credit
Song Writing 키노트(Key Note )
Piano 키노트(Key Note)
Mixing & Mastering 키노트(Ke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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